가정폭력은 가장 친밀한 공간인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피해자의 범위 또한 광범위하여 부정적 영향이 어느 범죄에 못지않게 심각하다. 또한 성장기 아동 피해자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폭력의 재생산과정을 통하여 다음세대로 상속된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인 해리스의 연구에 의하면, 성장기의 아이들이 많은 양의 폭력에 노출 되었을 경우, 뇌구조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위험한 행동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으며, 면역체계에도 악영향을 미쳐 심장병, 암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일반 아동의 2.5배에 이르며 자살률은 1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피해자가 가정폭력이라는 문제를 초기에 인식하고 문제의 본질에 마주서서 침묵을 깨고 모두에게 알리는 것이다. 경찰, 이웃, 친구들과 가족 또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까지도 말이다. 폭력과 학대는 오직 침묵과 인내 속에서만 자라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우리 사회가 피해자를 자기 파괴적인 또는 문제 있는 존재로 보는 잘못된 관념을 버려야 한다. 맞을 짓을 하니 맞았겠지, 사고뭉치 아이들은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들 말이다.
실제로 경찰재직 중 만난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서적 육체적 피해를 당했으며, 단지 가정폭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삶만을 원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을 끝낼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힘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가정폭력의 그늘에 불빛을 비추어 드러내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웃과 사회는 가정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해 초기부터 적극 개입함으로써 가정폭력을 완화하여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가정폭력의 진행과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경찰은 가정폭력 발생 즉시 강제진입 등 엄정한 공권력을 행사, 현장에서부터 피해자들을 격리, 보호하고 있다.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하여 여성청소년과에 돌봄 담당자를 지정해 피해자를 상담, 지원하고 있다. 또 피해자 전담경찰관 제도를 통해 피해자 요청 시 정신적, 법률적, 재정적, 의료지원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내실 있는 피해자 구제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가정폭력을 범죄시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긍정적 노력을 할 때 가정은 폭력으로부터 가장 안전하고 가족구성원이 의지하는 평화로운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김대웅 부산강서경찰서 청문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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