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서는 최근 3년간 노인학대 신고건수가 늘고 있으며 이 중 자신을 돌보지 않거나 돌봄을 거부하는 이른바 자기방임학대 노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울산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32건이던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2013년 338건, 2014년 348건으로 증가했다. 

이 중 노인학대 사례로 판명된 건수는 각각 106건, 110건, 111건이다. 

노인학대 유형별로는 방임이 전체의 27.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정서적학대 27% △신체적학대 21.6% △자기방임 16.0%다. 부모를 버리는 유기학대도 1.1%다.    

학대행위자는 △아들 37.3% △노인 본인 21.0% △딸 17.4% △배우자 11.0% △며느리 6.27% △노인복지시설종사자 2.62% 순으로 분류됐다. 

과거에는 방임-정서적학대-자기방임 순이던 노인학대 패턴이 지난해에는 자기방임-방임-정서적학대 순으로 흐름이 바뀌는 등 스스로 돌봄을 포기하는 자기방임학대가 증가하는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자기방임학대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를 거부하거나 치료를 거부하고, 심지어 자살을 시도하는 행위다. 

실제 지난 3일에는 중구의 한 다세대 빌라에서 폐지를 주워 홀로 생활하던 70대 노인이 삶의 의지를 잃고 열흘간 두유 두 개만 먹고 냉방에서 지내다 경찰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23일에는 60대 노모를 폭행한 인면수심의 남성이 재판과정에서 노모의 선처로 실형을 면하기도 했다. 남성은 한글을 모르는 등 무식해 대화가 안 된다며 노모의 얼굴과 몸을 수차례 폭행하다 존속상해죄로 기소됐지만 노모의 선처로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말다툼을 하다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여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병으로 누워 지내는 70대 노모와 말다툼을 하던 중 욕설을 듣자 격분해 마구 때려 숨지게 하는 등 존속상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존속관계에 의한 학대건수는 다소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차마 자식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요즘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데 노인학대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